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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 한국무용가 김광숙 — 이주의 음식 레시피

"토종 음식만 좋아해서 -천상 보리개떡- 이라 했죠"

“나는 춤만 춰서 어머니가 해줬던 음식 받아먹던 기억 밖에 없어요. 내 손으로 하면 "맹맹"했던 것들이 어머니 손만 닿으면 맛있었던 걸 보면, 분명 엄마 손에는 맛깔스러운 맛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무용가 김광숙 전북도립국악원 교수(60). 무대에 서면 한과 흥을 풀어내고 요염한 몸짓을 실어내는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의외로 소박했다.

보글보글 끓어가는 된장찌개와 짭짜름한 장아찌. "너는 천상 보리개떡이다" "엽전이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는 한국음식만 먹는다.

“춤을 추면서도 나는 체구가 작아서인지 한 번도 몸매 관리를 안했어요. 춤 추는 사람들은 뼈 속으로 살이 쪄야지, 겉으로 살이 찌면 차라리 무용을 그만 둬야죠.”

그는 “사실은 이런 것 저런 것 음식을 가리다 보니 체구가 안 큰 것 같다”며 “열다섯부터 무용을 하다보니 기질과 성향이 자연스럽게 맞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음식을 가리지 않게 된 것은 1969년 박금술무용단에 속해 동남아 순회공연을 다녀온 뒤 부터. “해외에 처음 나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코를 막으면서 조금씩 먹었다”는 그는 “공연때문에 지친 몸에 음식 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니 나중에는 죽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한번은 홍콩에 나갔는데 김치가 너무 먹고 싶어서 시장에서 배추를 사 김치를 담궜지요. 사람들 눈엔 그 모습이 얌전해 보였나봐요. 사람들 젓가락이 밥상 위 김치로 쏠리더니, 한 번 먹고 고개를 짬짬거리다가 어떻게 담궜냐고 묻더군요.”

시금치를 삶아서 무쳐먹듯, 배추도 삶아야 숨이 죽는 줄 알았다는 김교수. 삶은 배추로 김치를 담궈 창피를 당한 뒤로 그는 음식을 잘 하지 않게됐다고 말했다.

“내가 창작하는 사람이라서인지 음식할 때도 즉석에서 마음대로 섞어요. 느닷없이 이것 저것 넣고나면 맛보다 우선 보기에 참 예뻐요.”

그가 잘 하는 음식은 비빔국수. "쫑쫑쫑" 썰어놓은 묵은 김치와 갖은 양념, 깨소금을 넣으면 쫄깃한 면발이 목구멍으로 스르륵 넘어간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김치를 "살짝" 짜는 것. 김교수는 “음식도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일보/도휘정 기자(hjcastle@jeonbukilbo.co.kr)

2005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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